중국의 차 문화를 이야기할 때 늘 거론되는 책 한 권이 있다. 바로 당나라 시대의 육우가 저술한 책인 다경(茶经)이다. 다경은 차의 백과사전으로 중국 차 문화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육우는 산발된 자료를 다경이라는 책 한 권에 모았을 뿐만 아니라 옛 선조들의 직/간접적인 차 관련 경험을 책에 함께 기록해 두었다고 한다. 차의 산지, 효능, 음용 등 차 문화 전반에 대한 내용을 세밀하게 집필하여 차의 백과사전이라 불리는 다경을 편찬한 육우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육우(陆羽), 기구한 삶의 시작
육우는 당나라 개원 21년(약 733년), 복주 경릉이라는 지역에서 태어났다. 출생과 함께 작은 돌다리 밑에 버려진 기구한 팔자였지만, 운이 좋게도 지적 선사의 품에 거두어져 절에서 성장했다. 그는 절에서 성장하며 학문과 불경, 차를 끓이고 마시는 법을 배우게 된다. 운명과 같이 만난 차를 일생동안 가까이하며 주어진 삶을 살아가게 되는데, 훗날 차에 대한 깊은 소양과 뛰어난 인품 덕에 조정으로부터 태자문학(太子文学)과 태상사태축(太常寺太祝)으로 봉해지는 영광을 누리기도 한다.
육우(陆羽)라는 이름은 그를 거두어준 지적 선사가 지어준 이름이다. 지적 선사는 역경에 따라 점을 쳐서 괘를 얻었는데 그가 얻은 궤의 풀이는 '큰 기러기가 서서히 날아오르다(鸿渐于陆，其羽可用为仪)'였고, 지적 선사 자신의 성인 육(陆)에 점괘에서 얻은 우(羽)를 더하여 육우(陆羽)라 이름을 지었다.
육우, 다경을 집필하다
754년에 육우는 각종 다사(茶事)를 연구하기 위해 파산협천으로 가는 여정에 오른다. 파산협천을 주유하며 명산과 차원 등을 찾아다닌 육우는 여행에서 돌아와 문을 걸어 잠그고 오로지 다경의 저술에만 몰두하였다. 그렇게 시작한 다경(茶经)의 저술 기간은 무려 30여 년에 이른다. 초계의 물가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집필에 몰두한 시점 이전부터 그는 차의 품평기를 꾸준하게 기록했고, 여행을 다니며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에 관한 내용까지 모두 정리한 기간이 총 30여 년이었다고 한다.
다경(茶经)은 총 3권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육우는 차의 특성, 재배 방식, 산지, 음용 방법, 효능, 전설 등을 다경에 정리하여 기록하였고, 10장에는 각각 아래와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고 한다.
다경(茶经)에 담긴 내용
- 1장(一之源) : 차의 기원 - 차의 유래, 특징, 산지, 환경, 재배 방법, 효능 등
- 2장(二之具) : 제차 시 사용되는 도구 - 찻잎을 채취하고 차를 만들 때 사용되는 도구의 명칭, 성능, 기능 등
- 3장(二之造) : 제차 방법 - 찻잎 채취 시기, 찻잎 채취의 기준, 제차 방법 (칠경목 七经目), 차의 등급 등
- 4장(四之器) : 차를 끓이고 건조하는데 필요한 29가지의 다기(茶器) - 다기의 명칭, 성능, 기능 등
- 5장(五之煮) : 차를 끓이는 기술 - 차를 굽고 가루내는 방법, 물의 선택, 음용 방법, 색/향/맛 등
- 6장(六之饮) : 차의 음용 - 차를 음용하는 방법, 의미, 차의 아홉 가지 어려운 점(茶有九难)
- 7장(七之事) : 차의 고사 - 선인들이 차를 마신 일화
- 8장(八之出) : 차의 산지 - 전국 40여 차 생산지 및 차의 등급에 대한 기록
- 9장(九之略) : 다구의 간소화 - 야외에서 차를 우리는 경우 생략 가능한 도구에 대한 기록
- 10장(十之图) : 앞의 9장까지의 내용을 그림으로 나타냄
이렇게 저술된 다경은 아직까지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으며 차의 백과사전이라는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육우는 다경을 완성한 이후에도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차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다 804년 빛나는 그의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모든 글과 자료, 이미지는
무단 도용 및 불펌, 2차 수정을 금지합니다
© 티야기 Teayagi all rights reserved.